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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외지판(조선판) 기사명 색인』 제11권은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가 간행해온 〈일본학자료총서〉의 열여섯 번째 책이다. A3 652면에 이르는 1932년 1년의 신문 지면에서 약 1만 15,600건에 이르는 기사 제목과 2,027 어휘의 색인어를 추출하여 수록하였다. 1932년은 1931년 9월에 대일본제국이 일으킨 만주사변 이후, 계속되는 군사작전을 전개해서 그들의 괴뢰정권이자 위성국가 만주국을 건설하고, 만몽(滿蒙)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권을 확립한 한해였다. 만몽 지역에 대한 지배는 만주국 건국으로 끝나지 않고, 간도(間島)에 거주하는 조선인 농민과 조선에 거주하는 조선인을 만주로 이주시키려는 기사 등, 오늘날 ‘사라진’ 간도와 조선인 강제이주에 대한 우리의 암울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이 신문이 전하고 있다. 반면에 1월 8일 이봉창(李奉昌) 의사의 도쿄 폭탄 투척 기사는 보이지 않으며, 4월 29일 윤봉길(尹奉吉) 의사의 상하이 폭탄 투척 기사도 보이지 않는다. 한편 안창호 선생 기사에서는 “○○운동의 거두”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식민권력이 조선인의 ‘독립’이라는 두 글자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31년 만주사변 이후, 15년 동안 대일본제국은 아시아를 파쇼정권의 광기와 전쟁 속에서 몸부림치는 암흑의 역사 속으로 내몰았고, 너무나도 많은 아시아 사람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깊은 상처를 남기며 ‘지금’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암울한 광기의 그림자는 아직도 우리의 미래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가 ‘동아시아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공존’이라는 연구아젠다로 한국의 인문학이, 한국의 일본학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